폐가로 가자고 말을 꺼낸 건 쇼타였다. 괜찮은 폐가가 있다고 했다.
"무슨 말이야, 괜찮은 폐가라니."
아쓰야는 체구가 작고 얼굴에 아직 소년 티가 남아 있는 쇼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말 그대로야. 몸을 숨기기에 좋다는 뜻이지. 답사하러 왔을 때, 우연히 발견했거든. 설마 진짜로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미안해 얘들아."
고헤이가 큰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미련이 남은 듯한 눈으로 옆에 세워져 있는 구형 크라운을 바라보았다.
"설마 이런 곳에서 배터리가 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어."
아쓰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와서 그런 말 해 봤자 소용없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여기 올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잖아. 전조등을 계속 켜 둔 것도 아니고...."
"수명이 다한 거지."
쇼타가 담담하게 말했다.
"주행거리 봤잖아. 10만 킬로미터를 넘었어. 늙은 아내나 마찬가지야. 수명이 다해 가던 차가 여기까지 달려왔으니 완전히 퍼진 거지. 그래서 훔칠 거면 새 차로 하자고 했잖아."
고헤이는 팔짱을 끼고 음...하고 낮게 신음했다.
"새 차는 도난 방지 장치가 잘 돼 있어서 꺼려지잖아."
"이제 됐어."
아쓰야는 손을 휘저었다.
"쇼타, 그 폐가는 가까워?"
쇼타는 고개를 갸웃했다.
"빨리 걸으면 20분 정도?"
"그래, 그럼 가 보자, 안내해."
"좋아, 이 차는 어떻게 해? 여기 둬도 괜찮을까?"
아쓰야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들이 있는 곳은 주택가 안에 있는 월정액 주차장이었다. 빈자리가 있어 그곳에 크라운을 세워 뒀는데, 원래 계약자가 알아차리면 틀림없이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괜찮지는 않겠지만, 안 움직이니 별 수 없잖아. 너희들 맨손으로 아무데도 안 만졌지?
그렇다면 이 차와 우리들이 연결될 일은 없을 거야."